Elephant Index김병호

두 권의 대화 · 연재 「두 권의 대화」 1번째 글

대기업 김부장과 20,3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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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와 2030세대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김부장’ 이야기도, 단순한 풍자가 아니라 서로의 현실을 확인하고 비교하는 과정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선배 세대의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던 시기와 경직된 조직 문화 속에서도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묵묵히 버텨온 시간이 있다.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던 환경에서 성실함과 인내는 곧 생존 전략이었고, 개인의 삶보다 조직과 가정을 우선해야 했던 시대였다. 그 노력과 희생은 분명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가혹할 만큼 냉정하고, 곳곳에 지뢰가 깔려 있다.
같은 노력을 해도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작은 선택 하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안정적인 경로는 점점 줄어들고, 실패에 대한 사회의 관용은 오히려 더 낮아졌다. 노력의 총량보다 타이밍과 운, 구조가 더 크게 작용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20·30대에게는 또 다른 감정이 쌓인다.
“우리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는 박탈감이다. 이는 게으름이나 회피의 문제가 아니라, 사다리가 사라진 사회에서 느끼는 구조적인 좌절에 가깝다. 이제는 오래 버틴 사람이 아니라, 운 좋게 위험을 피한 사람만 살아남는 게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버텨라”, “참아라”라는 조언은 위로가 아니라 또 다른 부담이 된다.

이 간극은 누가 더 열심히 살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살아온 환경이 너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성공 방식을 현재에도 그대로 요구한다면, 세대 간의 이해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의 사회는 성과와 속도만큼이나 정서적 안정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누군가를 다그치기보다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여유와 안전망이 필요하다. 불안을 관리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감각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기반이다.

이 글은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함이 아니다.
서로의 현실을 조금 더 정확히 바라보고, 판단하기 전에 이해하려는 시도, 그리고 조금 덜 상처 주는 사회로 가기 위한 대화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